서해안 고속도로 폐사지 답사 세번째. 보령 성주사지...
마침 점심 때가 되어 부근에 유명하다는 짬뽕집에 갔는데 자리가 잘 안보여서 자리있나 물어보았더니 없다고 한다...
하도 건성으로 대답을 하여 둘러보니 방에 자리가 하나 있어 저기 앉아도 되나 물어보니 혼자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안된다고 한다...
혼자는 안되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는데... 장사를 어찌 그리 싸가지없이 하는지... 돈에 환장을 했나... 보령이라는 지역 자체에 정이 떨어질 판...
그래서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갔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짬뽕집에서 쫓겨나 배 쫄쫄 굶으며 그 손님 많은데서 개망신을 당하고 성주사지로...
아직도 그 수모를 생각하면 그 싸가지없는 것들을 그냥... 사람이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직업의 귀천을 떠나 인간적으로 존중을 해야한다고 본다...
더구나 자신들의 밥을 사먹으러 온 손님들을 짐승 취급하다니... 음식이 아무리 맛이 좋으면 뭐할까... 정성이 없는데...
성주사지 원래 이름은 백제 법왕 때 창건한 오합사가 성주사로 전해지고 있다고...
통일신라 시대에 당나라에서 돌아온 남혜화상이 사세를 번창시켜 왕이 성주사라 칭하였다고...
이 곳 또한 임진왜란 시 불에 타서 절터만 남게 되었다고... 일본놈들은 남의 나라에 쳐들어 와서 알뜰히도 부숴놓고 갔다.
성주사는 백제 법왕이 왕자 시절인 599년 전쟁에서 죽은 병사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절이라고...
신라말 숭암사 성주사 사적에 의하면 불전 80칸, 행랑 800여칸, 수고 7칸, 고사 50여칸으로 천여 칸의 기록을 가진 충남 최대 사찰 중 하나...
오층석탑 뒤의 세 탑은 정광, 약사, 가섭 등 세 여래의 사리탑으로 전해진다고...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다... 늘 폐사지에서 느끼는 감상.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는 보령의 오석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오석은 최고의 비석이라는데...
보광탑비는 신라 선문구산 가운데 하나였던 성주산문을 처음으로 청설한 낭혜화상 무염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
글자는 5120자로 무염의 행적을 5120자의 장문으로 적혀 있으며 고운 최치원이 글을 짓고 사촌동생인 최인곤이 글을 새겼다고 한다...
사람들은 왜 폐사지를 가는걸까...
석계단 측면석은 1986년 도난당했다고 하는데 그걸 가지고 간 사람은 그걸 소유해서 행복할까...
오층석탑 뒤의 세 탑은 서, 중앙 삼층석탑은 보물이고 동 삼층석탑은 보물이 아니다...
석불입상은 얼굴 등이 훼손이 심해 시멘트로 누군가 대충 만들었는데...
왼쪽 귀는 없고 코는 긁어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미신으로 인해 마모...
이 얼굴도 뭔가 느끼는 바를 전해주는건가...
폐사지에서는 이마저도 반갑다...
보광탑비 거북의 얼굴은 누군가의 정으로 얻어 맞은 것인지 반쯤 날아갔다...
폐사지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적막감이 마음 속 잡 생각을 비워주기 때문이 아닐까...
최치원은 비문 청탁에 부담을 느낀 듯... 당나라 유학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다 했는데 누구는 스승이 되고 누구는 일꾼이 되니...라고 푸념했다는...
낭혜화상 무염이 남긴 말 중에 '저 사람이 마신다고 나의 갈증이 풀리지 않고 저 사람이 먹는다고 나의 배고픔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다'
대게 나와 같은 것을 한다고 해서 옳은 것은 아니고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르지는 않은 것이다...
위의 말은 네 힘으로 스스로 노력하여 모든 것을 구하라는 것... 아래는 스스로 노력할 뿐 상대를 탓하지 말라는 것...
암튼 보령에서의 안 좋은 기분은 성주사터를 돌아 보며 좀 나아지기는 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것일까...
사람의 심리는 어렵다...
나이를 해마다 먹으며 더 어려워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것을 알고자 더 이리 헤매고 다니는 지도 모르겠다.
보령에서 점심을 굶게 되었으니...
다음 목적지인 군산에서 해결을 할까...
바로 플랜 비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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