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미국

부에나비스타에서 아이리쉬커피 한 잔...

호구시절 2013. 8. 9. 08:59

기라델리에서 나와 파웰-하이드 간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부에나 비스타에 들러 아이리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물론 이게 아이리쉬 위스키가 들어가 있어서 다 마시고 졸린 부엉이처럼 다닐 순 없어서 조금(?) 남겼다. 물론 집사람은 거의 손대 못 대고...

 

 

 

이렇게 명소들이 넘쳐 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할 따름이다...기라델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부에나비스타 카페가 있고...매번 올 때마다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카페 회원 한 분이 꼭 한 번 가보라 하셔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자 방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니 좀 어색하기도 했는데 바에 앉으니까 아이들은 바에 앉으면 안된다고 테이블로 가라고 누군가 말을 하는데 보니 유명한 바텐더 래리 놀란이다. 대한항공 광고에도 이완과 함께 출연하고 이 곳에 오기 전에 시청했던 비디오에도 가게와 함께 출연한 유명 인사.

 

 

잠시 케이블카를 뒤로 하고 종점 바라 앞 건물에 있는 가게에 들렀다. 아이리쉬 커피를 주문하니 유명한 바텐더 래리 놀란이 직접 만들어 주고 있었다. 뜨거운 물로 잔을 데우고 각설탕 두 개를 넣고 커피를 넣어 숫가락으로 저어 주고 아이리쉬 위스키를 넣고 마지막으로 휘핑크림으로 덮어준다.

 

 

맥주처럼 보인다고 한 이유가 이 휘핑크림이 위에 얹어져서 그런건데 휘핑크림과 위스키와 커피가 한 입에 들어오면 맛이 참 오묘하기도 하다...술은 못 마시지만 맛은 구별이 가능하니...

 

 

레서피는 조금씩 다르지만 아마도 이 곳의 레서피는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을 것이다. 원래 위스키에 불 붙이고 하면서 만드는거라고 하던데...기원을 찾아보니 2차대전 후 아일랜드의 한 공항에서 술집 주인이 처음 만든거라고 한다...

 

 

숟가락으로 크림과 커피를 섞으면 안되고 크림 사이로 커피가 나오면서 동시에 맛을 봐야된다고 한다. 부에나비스타 카페는 1952년에 생겼는데 처음으로 아이리쉬 커피가 미국에서 만들어 진 곳이고 요즘은 하루 2천잔 정도가 나간다고...

 

 

가격은 한 잔에 8불. 집사람이 건너편 스타벅스가 더 좋다고 투덜거리지만 난 이게 더 좋았다...

 

 

아래는 일종의 기념판인 듯 하다. 아이리쉬의 셰넌공항에서 처음 이 커피를 발명한 조 셰리단과 이 곳에 가져온 스탄이라는 사람 등등등...샌프란 크로니클이라는 신문의 기사에 보면 샌프란의 절대 변하지 않을 것들에 대해 언급을 했는데 안개낀 언덕과 금문교와 느린 낭만의 케이블카 그리고 토요일 저녁 붐비는 부에나 비스타 카페라고...생각만 해도 멋진...

 

 

아마 지금도 그렇겠지만 우기에는 밤에 여기 앉아 아이리쉬 한 잔 마시면서 사람들하고 이야기하고 비오는 밖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70년대의 안개낀 언덕과 케이블카와 카페의 절묘한 사진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 앞의 공중전화 박스도 잘 어울리고...

 

 

이제 케이블카를 타러 줄을 선다. 4월에 이미 한 번 타 보았던 지라 크게 다루지는 않겠지만...

 

 

파웰 스트릿으로 가면서 피곤했는지 내내 잠만 잤다...가족들도 잠만 자고...물론 올 때는 구경을 좀 했지만.

 

 

하이드 스트릿에서는 도착하기만 했지 승차는 처음인데 엄청 줄을 오래 섰다. 한시간도 넘게 기다린 듯 한데 앞 뒤로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독일어풍의 언어를 마구 구사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대로 기다리면서 한국말로 열심히 의사소통을 우리끼리 해주고...그 때 좀 서로 이야기를 좀 해 볼 껄 그랬나 보다. 지나고 나니 이제서야 좀 아쉽다...

 

 

이 따뜻한 햇살 아래 줄 서있는 곳에서 누군가 기타를 연주하고 팁을 받는다. 파웰에서는 좀 시끄러운 음악이라 팁 주기가 싫었는데 여기서는 뉴에이지 풍의 연주를 해 주어서 사람들이 팁을 주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본인의 연주 CD도 팔고 있었고...5불.

 

 

도착해서 유니언스트릿을 돌아다녔다. 쇼핑할 곳도 많고 사람도 많고 그냥 그 자체가 구경거리였다...

 

 

메이시에 들어가 어머니가 사오라고 하신 SAS 신발을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백화점 구경했는데 확실히 한국 백화점같지는 않았다. SAS는 결국 길로이 아울렛에 가서 샀고...

 

 

피어39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탓에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가고 있었다...

 

 

화장실을 가기 힘든다는게 시내에서 돌아다닐 때는 단점. 월그린에 갔더니 화장실 청소 중이고 시내에는 특히나 홈리스가 많아서 그런 상점 출입도 엄격히 통제하는 분위기였다.